더현대 서울 이탈리안 파인다이닝 리스토란테 에오 디너코스

더현대 서울을 들릴 때마다 빨간색과 골드의 인테리어가 강렬한 음식점을 보고, ‘중국집인가?’ 하고 늘 궁금해했었죠.
알고보니, 남편이 좋아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더라고요.
남편 생일 축하 모임을 위해 방문했던, 더현대 서울 6층에 위치한 이탈리안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에 대해 리뷰해 볼게요.

입구의 빨간색 인테리어와 천장에 가득한 조명이 매우 인상적인 이곳은
이탈리아에서 경력을 쌓아온 어윤권 셰프가 운영하는, 미쉐린 1스타 이탈리안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입니다.
청담동의 숨은 맛집이었던 리스토란테 에오가 더현대 서울로 이사온 거래요.

위치 영업시간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더현대 서울 6층
영업시간 : 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15시~17시 20분 브레이크타임
라스트오더 14시
노키즈존!
콜키지 가능(유료)

메뉴

컴팩트 런치코스65,000원
런치코스 A85,000원
런치코스 B
컴팩트 디너코스 85,000원
디너코스 A138,000원
디너코스 B168,000원

런치 이용시간은 11시 30분~15시

런치의 라스트오더 시간은 13시 30분
컴팩트 코스는 장미색 메인홀에서
다른 코스들은 옐로우존에서 식사하게 됩니다.

안쪽 옐로우존의 룸으로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룸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 예뻐서 한동안 사진찍느라 바빴어요.
온통 노랑노랑하게 꾸며진 방에 통창으로부터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니,
레스토랑이 아니라 스튜디오에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룸에는 테이블이 2개 있었는데, 저희는 안쪽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땐 옆 테이블이 비어있었는데, 중간에 옆테이블 손님도 들어오셨습니다.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방해가 되진 않았습니다만
같은 공간에 딱 2팀만 있다 보니, 그 분들이 조용히 말씀하셔도 오히려 대화가 더 잘 들리긴 했어요.

메뉴


저희 가족은 중고등 2명을 포함한 소식좌 4인 가족입니다.
저희가 즐긴 디너코스는 디너코스 A 였어요.
단품 주문도 가능하긴 한데,
이날은 미식가인 남편의 생일축하자리라서, 메뉴를 통일했습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예약했는데요.
메뉴는 예약할 때 미리 정해서 예약하게 됩니다.

매일 메뉴가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책자로 된 메뉴판이 아닌 A4용지에 인쇄된 메뉴판을 1인 1장씩 받았습니다.
어떤 요리가 나오는지 보면서 먹고 싶어서, 메뉴판을 수거해 가지 마시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코스로 나오는 요리라서 각자 원하는 메인요리만 선택하면 됐습니다.
저희 가족은 모두 한우 안심구이를 선택했습니다.

식사에 앞서, 그냥 물(Still water)를 마실지, 탄산수를 마실지 고르라고 하셨어요.
물 마저 손님에게 선택권을 주시니, 고~급 레스토랑에 앉아있구나…하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한입요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등장한 치즈.
서버분이 테이블 한가운데 놓아주면서 ‘식사와 함께 자유롭게 즐겨주시면 된다’고 설명해 주시고 가셨는데
치즈를 즐기지 않는 저로선 자유롭게 즐길 만한 음식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하나 먹어보자 하고 집어들었는데, 향이 꽤나 꼬릿꼬릿했어요.
입에 넣는 순간, 음…? 생각보다 많이 안 짜고 고소한데…?!
의외로 맛있게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따끈따끈한 포카치아, 치아바타를 1개씩 개인접시에 놓아주셨어요.
올리브유만 주신 것은 분명히 셰프님의 의도였을 텐데,
발사믹식초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발사믹식초가 살짝 생각나더라고요.
빵 자체는 정말 따뜻하고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곁들임 반찬(?)으로 주신 올리브절임(?)
안에 씨가 들어있는 통올리브였고, 무르지 않은 살짝 조리된 느낌의 올리브였어요.
올리브는 가운데 씨가 제거된 유리병에 들은 말캉한 조림만 사먹었던 저에겐 상당히 새로운 맛이었고 과육을 씹는 맛이 괜찮았습니다.
단, 씨는 꽤 크니까 조심하시고요.

메뉴에는 없었지만 셰프님의 스페셜요리.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파 안에 관자가 들어있었고, 트러플향이 너무 좋았던 요리. 맛있었어요.

역시 메뉴에 없었던 셰프님의 두번째 스페셜요리.
붉은색은 새우, 하얀색의 조그만 덩어리는 감자뇨끼랍니다.
메뉴에 없으니 역시나 이름은 까먹었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저희 가족 중엔 벌써 배부른 사람이 나왔어요.

드디어 등장한 첫번째 요리.
한입 요리인 ‘초당옥수수 스푸마와 토스카나식 제주돼지 렌틸콩요리’
‘스푸마’는 ‘거품’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래요.
정말 거품처럼 입안에서 살살 녹아서 사라지더라고요.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면, 다양한 제철 재료로 스푸마를 만드시는 것 같아요.
저는 옥수수를 좋아하는데, 초당옥수수 스푸마의 은근한 달콤함과 토스카나식 제주돼지 렌틸콩요리의 짭쪼름함이 잘 어우러져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전채요리 ‘낚시로 잡은 남해산 대물농어 카르파치오’
‘카르파치오’는 익히지 않는 생선이나 쇠고기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말합니다.
저는 회를 좋아하지 않아서 좀 남겼지만, 회를 좋아하는 저희 가족들은 맛있게 다 먹었어요.

두번째 전채요리 ‘지중해식 해산물요리’
연어회는 많이 먹는 식재료이지만, 어쩜 이렇게 단정하게 컷팅하셨는지…
윗면에는 파프리카 가루였나…? 암튼 연어의 맛을 해치지 않고, 맛을 살짝 더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상등급 한우, 호주 안심덧살 라구 라자냐.
사진상으론 크게 나왔지만 사실 실물은 가로, 세로 각각 손가락 두마디 정도 되는 귀여운 큐브 사이즈였어요.
‘라구’는 고기를 토마토소스와 함께 푹 끓여낸 소스를 말하고요.
라자냐는 스파게티면의 한 종류로, 일반적인 국수의 형태가 아니라 종잇장처럼 넓직해요.
위에 트러플이 아낌없이 올라간 거 보이시죠?
익숙한 음식이기도 했고, 따끈한 고기와 탄수화물 음식이 나와서 반갑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입가심. 홈메이드 후레쉬 오렌지 셔벳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입을 헹구는 입가심이 나왔어요.
상큼하고 달달해서 순삭했어요.

메인 요리. 특등급 한우 안심구이와 후레쉬 보따르가.
‘보따르가’는 이탈리아어로 숭어나 참치의 알을 소금건조한 것입니다.
우리식으로 하면 젓갈쯤 되지 않나 싶어요.
조금 짜게 먹는 남편은 고기를 소스에만 찍어 먹었을 땐 간이 살짝 약한 것 같다고 했는데,
짭짤한 보따르가를 얹으니까 간이 딱 맞았다고 하더군요.
사진의 스테이크는 미디엄인데, 간혹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미디엄으로 부탁드리면 지나치게 익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요청드린 대로 완벽하게 미디엄으로 익혀주셨어요.

디저트. 성주참외 퓨레와 마카다미아 젤라또.
맛보기 전엔 달달한 참외와 젤라또를 함께 먹으면 지나치게 달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근데, 참외가 젤라또의 진한 단맛을 충분한 수분으로 중화시켜 주니까,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되더라고요.

예약할 때 메모란에 남편의 생일 모임이라고 적었더니,
디저트 플레이트에 생일축하 레터링을 해서 촛불까지 밝혀 주셨어요. 감동~!

총평, 팁

자주 오기엔 가격이 꽤나 셉니다.
그러나 창의적인 요리를 많이 맛볼 수 있어서 특별한 날엔 또 오고 싶어요.
하나 주의할 점! 저희가 다음 일정이 있어서 죄송하지만 음식을 조금 빨리 주시면 좋겠다고 부탁드렸었거든요. 그런데도 2시간 30분 만에 식사를 마쳤답니다. 식사 시간을 넉넉~하게 예상하고 방문해 주셔야겠어요.